국내 가상화폐거래소가 캄보디아 범죄 자금 세탁지로 지목된 현지 거래소와 128억 원 규모의 코인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.
27일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가상화폐거래소(업비트·빗썸·코인원·코빗·고팍스)와 캄보디아 거래소 ‘후이원 개런티’ 간의 코인 유출입 규모는 총 128억 645만 원으로 집계됐다. 이는 2023년 922만 원에서 140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.
후이원그룹은 사기나 탈취로 확보한 가상화폐를 세탁한 혐의로 미국과 영국 정부로부터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규정돼 제재받은 곳이다. 후이원 개런티는 이 그룹 계열의 가상자산 서비스 플랫폼으로 고위험 자금 이동 경로로 의심받고 있다. 이에 국내 거래소들은 올해 초부터 후이원과의 입출금을 순차적으로 차단했지만 올해도 이달 20일까지 31억 4925만 원 규모의 입출금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.
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“국내 거래소가 불법 자금 세탁에 악용됐을 수 있다”는 지적에 자금세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. 그는 “자율로 돼 있는 이상거래탐지(FDS) 시스템의 제도권 편입을 2단계 입법에 반드시 포함하겠다”고 답했다.